“지구, 지금도 구할 수 있어요!”···기후위기 알리는 중학생들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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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13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6-17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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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장안중학교에 다니는 심지인양(15)에게 올해 4월의 풍경은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 창밖으로 벚꽃과 눈송이가 함께 날렸다. 그 모습을 보며 심양은 “위기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해마다 짧아지는 봄과 길어지는 여름은 심양에게 ‘대수로운 일’이 아니었지만 해가 갈수록 ‘이상한 풍경’이 펼쳐지는 건 무서운 일로 다가왔다. 심양에게 기후위기는 먼 미래가 아닌 이미 다가온 일상이었다.
13일 오후 ‘2025 중랑학생 기후행진’에 모인 청소년들의 얼굴은 무더운 날씨에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들은 손부채질을 하면서도 손에 든 팻말을 놓지 않았다. 종이상자를 재활용해 만든 팻말엔 ‘지구야 사랑해’ ‘지금도 구할 수 있어’ 등 문구를 적었다.
이날 행사는 신현중·상봉중·장안중·중랑중·중화중·태릉중 등 중랑구 지역 6개 중학교의 학생회가 기획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연 이날 행사에는 300여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오후 3시30분쯤부터 수업을 마친 청소년들이 책가방을 둘러메고 신현중학교 내 광장을 꽉 채웠다. 이들은 “지구와 함께 걷는 변화의 길 청소년이 앞장서자”고 외쳤다.
행사를 기획한 심양은 “부모님도 그렇고 어른들이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는데 다 같이 살아가는 지구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 솔직히 이기적인 것 같다”며 “우리를 위해 조금이라도 행동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봉중학교에 다니는 곽민준군도 “대부분의 어른들이 기후 위기에 대해 ‘어차피 닥친 일도 아닌데’라고 생각하지만 다음 세대를 생각해서라도 솔선수범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은 광장 앞에서 각자 준비한 공연을 이어갔다. 중화중학교 학생들은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을 ‘환경스타일’로 개사한 공연을 보였다. 쑥스러워 자꾸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손뼉에 맞춰 연습했던 춤을 춰 보였다. 공연을 마친 뒤엔 망우역까지 줄지어 행진했다. “지구를 지키자”, “기후위기 해결” 등을 외치는 청소년들의 모습에 시민들이 돌아봤다. 중랑구 주민 강경숙씨(56)는 “평소 기후 위기에 대해 ‘닥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학생들이 나서서 알리니 좋은 행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각 학교 전교 회장들은 나란히 서서 ‘중랑학생기후행동선언’을 읽었다. 이들은 입 맞춰 외쳤다. “우리는 점점 길어지는 여름과 짧아진 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밝은 햇빛을 받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우리의 앞날이 탄소에 의해 가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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