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이승만과 박정희의 퇴장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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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13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6-1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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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대한 나의 최대 관심사는 늘 교육이다. 우리나라가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교육 덕분이다. 그런데 신성한 학교에서 ‘리박스쿨’이라는 극우 성향의 정치단체가 늘봄학교를 통해 자기들이 믿는 역사관을 교육했다고 한다. 지금 시대에 아직도 이념에 몰입돼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승만, 박정희의 이름을 딴 리박스쿨이나 이와 유사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이승만은 건국의 아버지이고 박정희는 우리나라를 잘사는 나라로 만들어 준 영웅이다. 게다가 북한 공산당의 침략과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구해 주었다. 이분들을 부정하는 자들은 반국가세력이다”라는 자신들의 믿음을 널리 알리고 싶은 것일 테다. 그들은 우리 교과서가 잘못돼 있고 학교에서는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고 믿는다. 결국 그들은 우리나라 역사학자 대다수가 우리 근대사를 잘못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이승만에 대해서는 그의 반공주의만 주목하고, 그가 저지른 여러 가지 비열한 행위와 무리한 독재 시도 등은 애써 무시하려는 사람이 많다. 한편 박정희는 아직도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딸은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당의 대표로 추대됐고 결국 대통령까지 됐다. 그가 시작한 호남에 대한 혐오는 심각한 영호남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박정희는 위대한 대통령?
박정희를 찬양하는 사람들은 “그는 국민을 잘살게 하는 데에만 전념했다” “그는 막걸리를 좋아하는 소박한 사람이다”라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이미지는 선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 뿐이다. 그가 죽은 날 밤의 상황이 모든 것을 대변한다. 그는 평소와 같이 자신의 안가에서 일반인 여성 접대부와 유명 여가수를 불러서 부하들과 양주를 마시다 심복이자 2인자인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죽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조직폭력배의 살인 사건과 다름이 없다.
사람들은 흔히 “박정희가 독재자이긴 했지만 경제 발전을 이끈 공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 말은 민주주의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에 대한 인식의 부족을 나타낸다. 그가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는 것도 사실과 거리가 있다. 독재자가 경제 발전을 이끈 나라는 거의 없다. 독재 권력을 유지하는 데에 동원된 세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경제 발전을 이룬 것도, 중국이 경제 발전을 이룬 것도 지도자의 영도력 때문이 아니라 ‘값싸고 우수한 노동력’ 덕분이다. 당시에 독재와 부패가 없던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은 우리보다 더 빠른 성장을 거두고 있었다.
박정희 정권 말기에 나는 대학생이었다. 당시의 독재는 정말 지독했다. 교정은 사복 경찰로 가득했고 모든 고등학생, 대학생은 학도호국단 소속으로 군사교육과 사상교육을 받아야 했다. 집회와 언론의 자유는 철저히 차단됐으며 사석에서도 정권을 비판하면 어디론가 끌려갔다. 노동자들의 환경은 끔찍했으나 노동권을 주장하면 빨갱이라며 탄압했다.
평생을 기회주의자로 살았던 박정희에게는 여러 행운이 따랐다. 일본의 도움이 그중 하나다. 일본으로부터 받은 5억달러의 배상금은 당시에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이 돈은 국가 기반시설과 충주 비료공장 건설 등에 쓰여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됐고 그 자신은 별도의 축재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가 주도한 중화학공업 육성은 그의 아이디어가 아니다. 일본의 산업구조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다. 일본 기업들의 협조와 일본 품종의 쌀도 도움이 됐고 베트남전쟁 참전도 호재가 됐다. 집권 세력의 부패는 심각했지만, 외국인들의 투자와 값싸고 우수한 노동력 덕분에 경제가 발전했다.
낡은 이념 대결은 이제 그만
나는 보수의 가치를 존중한다. 좌우 균형이 잘 맞는 정치 생태계가 좋다고 믿는다. 원칙과 정의, 국가의 경제적 발전과 위상을 중시하는 보수의 가치도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진보정당과 보수정당은 순수하게 정책으로 경쟁해야 한다. 공산주의는 이미 패망해 지구상에서 멸종된 지 오래고, 미국과 중국의 대립은 한국 정치와 경제에 어려운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독재자들은 잊어버리고 낡은 이념 대결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제, 외교, 교육, 복지, 문화 등 여러 국가적 현안에 대한 건전한 정책 대결에 몰두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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